책이 나오자 마자 서점에 갔다. 신간 코너에 있는 진광불휘님의 <제주 풍경화>를 보는 순간의 기분이란.
반갑고 고맙고 놀랍고. 그랬다.
지난 삼월 내내 딱딱한 도서관 의자에 코를 박고 앉아 무슨 짓을 했다.
고시 공부 수능 공부하는 젊은이들 틈에 끼여 앉아 이상한 것을 썼다.
쓰는 사이 사이에는 절망과 질문과 망설임 그리고 허리통증이 있었다.
머리 속은 날마다의 분량을 생각했다.
써야 할 분량을 채우지 못하는 무능한 나를 자책하는 날이 늘어갔다.
분량이 채워지면 미숙한 문장과 이야기를 반복하는 나를 미워해야 했다.
사월이 왔다.
글을 쓰는 어려움을 뼛속까지 느끼며 <제주 풍경화>를 읽었다.
책은 여행기를 빙자한 애정기다.
사람을 사랑하고 삶을 긍정하는 작가는 제주라는 공간을 빌어 나즈막히 고백한다.
각 각의 장소에서 발화자 역시 각각이다.
때로 사랑스러운 연인으로 귀여운 동물로 엄중한 관찰자로.
원하건대. 이 작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달콤한 고구마을 먹으면서 <제주 풍경화>를 읽었다.
<제주 풍경화>는 읽었다 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맛봤다! 이게 맞다.
쓸쓸하지만 달콤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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